세계 無알콜맥주 전성시대 예감

캐나다, 지난 3년 4배 이상 소비 증가

하키가 국기(國技) 수준인 캐나다에서 1960년대에 TV로 경기를 보는 시청자들은 몇개 안되는 TV 상업 광고가 경기 막간에 나올 때마다 맥주 광고를 봤다. 당시를 회상하는 사람들의 기억에 의하면 Molson Export Ale 광고를 자주 대했다는데 짧은 캐치프레이즈 문구는 “The BIG ale, in the BIG land”였다고. 물론 맥주 광고 이외에도 시대가 시대였던 만큼 새로 나온 모델의 자동차 광고, 주유소 광고도 단골 메뉴였다.

어떤 사람들은 하키가 캐나다 국기이고 맥주는 캐나다 국주(國酒)라는 표현도 쓰는데 그만큼 캐나다 국민 들의 맥주 사랑은 극진하다. 급기야는 얼마전 세븐일레븐이 매장 한쪽 공간을 미니 바로 만들고 맥주장사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본 지면에서는 캐나다 맥주와 본 주제인 무알콜 맥주시장 현황을 개괄해본다.

맥주소비 大國, 캐나다

캐나다 맥주업계를 대표하는 협회인  ‘비어캐나다’(Beer Canada)에 따르면 2019년 캐나다 성인(법적 음주가능 연령)의 1인 당 평균 맥주 소비는 71 리터였다. 한해 전인 2018년 대비 5%가 줄어든 수치다. (*참고로 캐나다에서 음주 최저 연령은 모든 주와 준주가 19세 이상이며 다만 퀘백, 매니토바, 알버타 주만 18세 이상이다.)

주별(州別) 소비량을 보면 뉴펀들랜드가 87리터로 1위, 바로 뒤이어 퀘벡이 81리터로 2위, 그리고 3위 는 77리터의 P.E.I가 동메달이다. 가장 낮은 주는?  1인 당 66리터를 소비하는 온타리오이다. 1위 뉴 펀들랜드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온타리오 주민들이 바른 생활 주민들인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세 계 맥주 소비량을 놓고 비교하면 소비 실태가 더 분명해진다.

 

 

 

 

                                               <세계 맥주 소비량 실태>                             단위 : 리터

 

2017년 독일의 맥주 관련 잡지에서 조사한 순위를 소개한다. 1위 체코(137), 2위 폴란드(98), 3위 독일(96), 4위 오스트리아 (95), 5위 리투아니아(92), 6위 크로아티아(81), 7위 아일랜드(79), 8위 라트비아(77), 9위 슬로베니아(76.5), 10위 루마니아(75.6), 11위 불가리아(75.5), 12위 미국(75), 13위 호주(72), 14위 에스토니아(71), 15위 벨기에(69)

 

 

 

 

예상대로 전통적인 유럽 맥주 강국인 체코, 폴란드, 독일이 1,2,3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밖에도 대부분이 유럽 나라들이다. 비 유럽권에서는 미국과 호주가 들어가 있을 뿐이다. 캐나다는 세계 맥주 대국 15위권 국가들과 비교하면 대략 호주와 어깨를 견준다. 여하튼 비 유럽권에서 캐나다는 15위권 안팎에 위치하는 맥주 소비 강국임은 분명하다. 이것을 주별로 보면 최고 소비를 자랑하는 뉴펀들랜드가 전 세계 순위로 5위 혹은 6위 정도를 차지할 것같고 가장 낮은 소비량인 온타리오는 15권 밖이다. 벨기에의 69리터 뒤쯤 에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전국 단위로 비교하면 전세계적으로 캐나다도 맥주소비 강국의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준임은 분명하다. 특히나 과거에는 10위권 이내를 마크했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캐나다의 맥주 소비량이 지난 20여 년에 걸쳐 꾸준히 감소됐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맥주 소비가 조금씩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다른 종류의 술 소비가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동시에 또 하나 주목할 사실이 있다. 맥주 시장 자체만 놓고 볼 때 양조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양조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맥주 브랜드 가짓수(SKU)도 거의 비례적으로 증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아래 소개한 그래프 <맥주 종류 증가 추세표>를 보면 확연하다. 99년에 200 가지가 채 안되던 것이 20여 년이 지난 2018년에 이르면 무려 1,200가지에 달한다. 이처럼 양조장과 종류가 엄청나게 늘어난 결정적 이유는 맥주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진 때문이다. 지역 특화 맥주의 고유한 맛은 수없이 많은 종류가 있고 프리미엄급 수준의 맥주도 각양각색이다.

<맥주 종류 증가 추세표>

 

 

 

 

 

 

 

 

<국내 맥주 양조장 현황>

 

● 대부분의 캐나다 맥주 양조장은 소규모의 지역 단위 회사들이며 이 중 94%가 연간 15,000 핵토리터(hectolitres) 미만의 양을 생산한다.

● 2018년에 전국 양조장 수는 995개였으며 이듬해인 2019년에는 13%가 늘어난 1,123개를 기록해 역대급이었다.

● 음주 연령 기준으로 10만 명 당 양조시설은 11%가 증가했다는데 증가세의 견인차는 뉴브런스윅, P.E.I, 노바스코시아 등 대서양 연안주들이 주도했다고 한다.

 

 

 

 

無알콜맥주의 융성발전

이야기를 2014년으로 돌아가 시장 조사 기관 민텔의 주목할 보고서 하나를 살피자. 내용은 독일에서의 무알콜맥주 고급화 추세(new wave of higher quality non-alcoholic beer)가 주제였다. (*이하 ‘무알콜맥주’를 이니셜로 편하게 ‘NAB’라고 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NAB의 매출 확대 잠재성은 매우 크다. 두가지에 기반하는데 하나는 무슬림 지역에 먹혀들어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지구촌 웰빙 트랜드에 힘입어서이다. 모든 맥주 제조사들이 NAB에 집중해 매력적 신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요한 이유들이다. 전자와 관련해서는 캐나다가 무슬림 인종 분포가 매우 크기 때문에 저 분석에 딱 맞아떨어지는 군침도는 시장이다.

지난 2년간 세계적인 제조사들이 앞다퉈 새로운 버젼의 알콜 제로(0%) 제품을 출시했다. 대표적으로 버드와이저, 라바트, 하이네켄, 몰슨쿠어스, 칼스버그, 페로니, 에르딩거 등이 이 대열의 선두에 나섰다. 캐나다는 지역 중소 맥주 제조사들이 주도했는데 대표적으로 ‘Partake Brewing’ 사와 ‘Le Bockale’ 사를 들 수 있다. 세계적인 명성의 맥주 제조사 AB InBev는 오는 2025년이 되면 無알콜 및 低알콜(no/low alcohol) 맥주시장이 전체 맥주 시장의 20% (매출액 기준)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얼마 남지 않았다.

참고로 앞에 소개한 AB InBeb사는 ‘에이비 인베브’ 혹은 전체이름으로 ‘앤호이저 부쉬 인베브’ (Anheuser-Bush InBev ; 약어로는 ABI)라고 발음한다. 보통은 줄여서 간편하게 에이비 인베브라고 하는 이 회사의 대표적인 맥주의 하나가 바로 ‘버드와이저’이다. 회사는 워낙 복잡한 인수합병의 손바뀜 을 거쳤으나 간단히 말해 출발은 미국이었고 현재는 벨기에 회사다. 벨기에도 나라는 작지만 맥주 강국이다. 캐나다인들의 수입 맥주 선호도에서 선두를 다투는 스텔라도 벨기에 제품이다. 여하튼 이 회 사가 세계 최대의 맥주회사임을 기억해두자. 칼스버그, 하이네켄 등 세계 최대의 경쟁사들이 시장 점유율 10% 정도 혹은 그 아래 수준임에 비해 20% 전후를 차지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 회사다. 카스(Cass)를 생산하는 한국의 오비맥주도 이 회사 그룹 산하다. AB InBev가 소유하고 있는 브랜드는 약 200여 개이며 앞에서 언급한 버드와이저, 스텔라 이외에도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맥주 코로 나도 이 회사 맥주다. 한마디로 다국적 맥주그룹이다. (본사는 벨기에 루뱅Louvain에 소재)

코로나 관련해 천하 무적의 이 회사 에피소드 하나. 작년 3월에 이 회사는 후원하려던 미국 프로 스포츠 행사들이 코로나로 잇달아 취소되자 미국 시장 판촉 예산에서 500만 달러를 미국적십자사에 쾌척했다. 코로나 예방 지원에 보태라는 격려였다.  또 무알콜 맥주 생산을 위해 적출한 알콜5만 리터를 유럽 코로나 방역에 사용하도록 소독제로 지원했고 의료 종사자들을 위한 손소독제를 26,000여 병 기부했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를 활용한 착한 기업 이미지 구축 마켓팅의 표본이라 하겠다.

 

 

 

 

 

 

 

▲세계 최대 규모 맥주 그룹사 AB InBev이 소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들

용어상의 혼란도 정리하자. 영어로는 ‘non-alcoholic beer’ 와 ‘low alcoholic’ 이라고 명확히 개념이 정리되는데 한국어로 ‘무알콜’ 과 ‘비알콜’ 이라는 말이 혼용돼 소비자들의 용어 사용에 다소 불편함이 있다. 간단히 말해 무(無)알콜 맥주라고 칭하면 알콜이 제로 라는 말이다. 그리고 비(非)알콜이라는 말은 조금이라도 알콜 성분이 가미돼 있으면 이런 맥주를 비알콜맥주라고 이해해야 한다. 제로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0.01~0.02% 정도는 함유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일반맥주 정체, 무알콜은 폭발 증가

명망있는 글로벌 마켓팅 연구기관인 유로모니터(Euromonitor International)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시장의 무알콜/저알콜 맥주 소비량 증가는 지난 3년에 걸쳐 일반 맥주 소비와 비교할 때 4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LCBO 자료도 참고해두자. 무알콜 맥주 판매가 LCBO 매장에 도입된 것은 2018년부터다. 처음에는 맛보기로 5종만 취급했다. 그러다가 조금씩 늘어 현재 11종이 판매 중이다. 매출은 2019년 대비 2020년에 88%가 늘었다. 일반 맥주가 고작 0.1% 성장 – 아니 그냥 정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겠다 – 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소비 증가다.

B.C주 사례를 인용한다. LDB이라는 조직이 있다. BCLDB(B.C Liquor Distribution Branch)를 간단히 줄여 사용하는데 온타리오의 LCBO나 퀘벡의SAQ(Société des alcools du Québec)같은 조직이다. 즉 정부가 운영하는 술 도매 및 소매 비즈니스 사업체이며 술은 물론 기호용 마리화나도 취급한다. 비씨주 주류공사 정도로 번역하면 적당하다. 술 도매는 온주처럼 독점하며 주내는 물론 역외 구매까지 모두 관장하고 있다. 최근 회계연도가 마무리된 이 기관에 따르면 맥주만 10억 달러 이상을 판매했다. 그런데 물량으로 보면 3.1%, 매출액으로 보면 1.7%가 각각 감소했다. 이유인즉 고급 수제 맥주와 지역 특산 맥주 소비가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일반 맥주 소비가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는 무알콜 맥주 판매 신장도 미력하나마 가세했다.

우리가 본 지면의 주제인 무알콜/저알콜 맥주와 관련해 주목할 점은 LDB가 보고한 최근 5년간의 또 다른 현황이다. LDB가 알콜 소매업소, 식당, 펍 등에 공급한 지난 5년의 무알콜/저알콜 공급량 (매출 액)은 연평균 두자리수의 증가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표 ‘B.C주 무알콜 매출 현황’ 참조)

 

<B.C주 무알콜 매출 현황>

 

 

 

 

 

 

 

 

 

 

이상의 몇가지 사례나 통계수치로 볼 때 무알콜 맥주의 위상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다. 물론 무알콜 맥주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맥주시장 총 매출 2018년 기준으로 1.2%에 불과하다. 하지만 2013년부터 2018년에 이르는 기간에 증가율이 50%를 넘어섰다는 것은 이 시장의 향후 전망이 매우 밝다는 것을 시사한다.

편의점도 적극 판매해야

미국 시장은 잘 알듯이 술을 도처에 깔린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나라다. 술을 취급하는 소매업소가 지난 10년에 걸쳐 20%가 늘었다. 캐나다는 주정부 차원의 규제나 관리 양상이 매우 다양한데 특히 편의점이 술을 판매하느냐 못하느냐에서 엇갈린다.

온타리오는 그간의 독점 체제를 깨고 수년에 걸친 민간 판매 확대를 추진해 현재 450개 규모가 큰 식품점에서 맥주와 사이더를 팔고 있다. (*사이더cider는 한국에서 의미하는 청량음료 사이더가 아니라 알콜 성분이 들어있는 사과쥬스로 이해해야 한다. 맥주의 알콜 도수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주류로 분류된다.) 또한, 지금은 코로나 역병으로 잠시 중단되고 있으나 편의점에도 문호를 개방해 250개 이상의 LCBO 아웃렛이 운영 중이다. 이들은 주로 LCBO의 네트워크가 깔리기 힘든 시골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다. 주 정부는 코로나 사태가 잦아들어 일상적 삶이 회복되면 소매업소 술판매 프로그램을 속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무알콜 맥주는 하나의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주류관리법(LLA ; Liquor Licence Act )은 맥주에 대한 정의를『맥주는 일정 이상의 알콜성분 함유…음용수에 용해돼 있는 음료를 의미한다. 일정량의 알콜이란 용량으로는 1%의 0.5, 중량으로는 1%의 0.4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맥주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두고 있으니 법대로 하자면 우리가 일컫는 ‘무알콜’ 개념하고 맞지 않는다. 따라서 무알콜 맥주는 알콜 제로를 의미하므로 이 법의 적용을 벗어나 있고 그러므로 아무 제약없이 편의점에서 일반 음료수 팔듯이 팔아도 상관없다. 통계에 의하면 2020년 캐나다에서 판매된 무알콜 또는 저알콜 맥주의 80% 이상이 일반 소매업소를 통해서였다. 알콜 함유 제로인 무알콜 맥주를 편의점에서 더욱 활발하게 판매하는 방안을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무알콜 맥주의 대표적 상품인 하이네켄 ‘0.0%’의 예를 보면 편의점 대박 예감이 온다. 이 브랜드는 유럽축구연맹 UEFA의 공식 후원 상품이다. 오는 2024년 6월에 행사가 개최되는데 워낙 이 브랜드의 인기와 성장세가 엄청나서 하이네켄이 자사 신제품인 무알콜 맥주를 스폰서 간판 맥주로 들고 나온 것이다. 한국에서도 선풍적 인기몰이 중이라는데 다른 무알콜 맥주에 비해 전세계적으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2018년에 첫 선을 보였고 캐나다에서도 편의점 등 소매업소에서 많이 취급한다.  

협회 회원들 중에도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무알콜 맥주를 오래전부터 취급해왔다. 한 회원은 15년째 취급해오고 있는데 처음에는 2종을 팔다가 확대돼 현재 10여 종이 넘는다며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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