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베이핑의 시련

“정부 度넘은 통제, 재고하라!” 업계 이구동성

▲본부협회는 편의점의 베이핑 제품 취급에 대한 지나친 통제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장문의 편지를 연방 정부에 보냈다. 사진은 4페이지의 서신 커버이며 협회와 캐나다한인상공실업인 총연합회(UKCIA) 명의로 발송했다. 서신 작성자는 심기호 본부협회 부회장 겸 협동조합 운영이사장이며 UKCIA의 COO (Chief Operationg Officer) 타이틀하에 본 서신이 전해졌다. 내용은 업계가 지적하고 있는 거의 모든 이슈들을 망라했는데 원문은 협회 웹사이트 www.okbacanada.com 에서 볼 수 있다.

대 역병인 코로나바이러스가 지구촌을 뒤집어놓은지 1년이 다 됐다. 이 불행의 와중이었던 작년 상반기에  편의점 업계는 일찌기 유례가 없던 희한한 진풍경을 체험한다. 어려운 영업 환경으로 시달리던 끝에 무슨 단비가 내리는 것인지 담배 매출의 비약적 증가로 쾌재를 불렀던 것이다.

물론 업소 소재 지역마다 경험들이 다양했고 특히 몰이나 플라자에 있는 편의점들은 잠정 폐쇄 조치 등으로 영업시간 단축이 오히려 매출 감소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우 이외의 대부분의 편의점 담배 매출은 10~20% 증가했다. 회원들을 중심으로 구두상의 조사를 한 수치다. (*여기에 곁들여 복권 매출도 늘었다. 대부분 15~20% 정도의 매출 증대를 경험했다는 증언이다.)

그 결정적 이유는 단순하고 상식적인 추측에서 나아가 여러 공신력있는 조사를 통해 확실하게 밝혀졌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원주민 불법담배 유통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의 명령뿐 아니라 원주민 커뮤니티 스스로가 앞장서 외부로부터의 바이러스 침입을 막으려고 마을 출입을 철저히 봉쇄했다. 자연스럽게 불법담배 거래가 거의 끊기게 됐고 애연가들은 할 수없이 정품을 취급하는 편의점으로 몰려갈 수밖에 없었다. 온주편의점협회(OCSA)와 전국편의점산업협의회(CICC)등에서 소속 회원들을 상대로 자체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담배는 최소 10%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물론 잠시 몇개월간 이었지만 업주들은 오랜만에 밝은 얼굴이었다. 협회 회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코로나 역병 초기에 온주 내 모든 원주민 커뮤니티가 외부와의 접촉 차단을 위한 봉쇄에 들어갔다. 덕분에 편의점 담배 매출은 크게 늘었고 불법담배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정확한 수치로 증명할 결정적  계기가 됐다. (사진은 서드베리 인근 원주민 마을 봉쇄 안내표지)

한가지 사례를 보자. 봉쇄 초기였던 작년에 온타리오의 렌프루라는 마을에서 편의점 겸 코인세탁업을 하던 ‘에이빈드 달’ (Eybind Dahl) 이라는 업주는 임페리얼 담배만 한 주에 100 카튼을 팔았다고 한다. 평소의 2배 매출이었다. 그간 원주민 불법담배를 피우던 사람들이 이 업소에 몰려와 정품 담배를 많이도 사갔 다. 달씨는 이 경험으로 자신의 업소가 그간 원주민 불법담배로 인해 얼마나 많은 손실을 보고 있는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사실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으면 피해 범위가 어느정도인지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을 뿐 그 이상의 실상 파악은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에 감회가 특별했다.

결론은 정부야!

CICC가 언스트/영에 의뢰한 조사의 한 통계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정품 담배 매출이 작년 6월 기준으로 이전 동기 대비(2019년 6월) 24%가 늘었다. 이보다 더 확실한 과학적 데이터가 어디 있을까. 불법담배로 인한 편의점의 금전적 손실이 이 정도로 어마어마한 것이다. 주(州)마다 증가폭도 다양했다. 전국 평균이 24%라는 것이고 일부 주들은 이 평균치의 배가 되는 곳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뉴브런스윅, P.E.I, 뉴 펀들랜드인데 모두 대서양 권역이다. 순서대로 44.9%, 47%, 44.3%를 각기 기록하고 있다.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주정부 담뱃세 증가를 통해서도 재확인된다. 역시 작년 6월 한달 기준으로 예년 동기 대비 무려 3,200만 달러가 늘었다. 여기에 연방 담배특별소비세(excise duty)는 1,800만 달러가 추가로 늘었으니 정부 금고도 코로나 역병 덕분에(?) 배를 넉넉히 채웠다고나 할까… (참고로 온주 담뱃세는 카튼 당 36.95달러 이며 연방 담뱃세는 일괄 28.85달러이다)

<주별 20개비 기준 담배 한 갑당 평균 가격>

 

 

 

 

 

 

▲주 별 20개비 기준으로 담배 한 갑(pack)당 평균 가격이며 이 가격에는 주, 연방 세금이 모두 포함돼 있다. 위의 가격에 소매 마진이 최저 35센트에서 3.5달러로 사이에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 (2020년 4월 1일 기준)

웃을 이야기가 아닌 것이 이처럼 몇가지 통계를 보더라도 캐나다의 불법담배 폐해는 경제적 차원에서 놀라운 수준이라는 것을 코로나 사태가 계기가 돼 극명하게 증명했다. 정부가 주 차원이든 연방 차원이든 획기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한다는 목소리는 앞으로 업계로부터 더 강하게 대두될 것이다.

담뱃세 특단 조치 필요

예기치않은 대역병을 기화로 업계와 정부 모두 불법담배 폐해의 실상을 명확한 수치로까지 파악했으니 척결의 당위성은 그 어느때보다 강화됐다. 단계적으로 접근한다고 볼 때 최우선적으로 해야할 과제는 무엇이 돼야 할까?

국내 무연(無煙)담배(smokeless tobacco) 공급의 대명사인 NSTC (National Smokeless Tobacco Company Ltd.) 대정부 담당 부장 재스민 맥도널씨는 이렇게 말한다. “편의점에서 담배 이야기가 주제가 된다면 단연코 불법담배가 이슈가 돼야 한다. 통제받지 않은 제품들로 인해 매출 손실이 얼마나 극심한 지에 모든 논의가 집중돼야 하며 그 진상을 낱낱히 관찰한다. 불법유통은 다양한 모습을 가진다. 불법으로 수입되는 제품,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제품, 금지된 향이나 맛을 가미한 변형 제품, 짝퉁 제품 등이 편의점 밖에서 마구 팔리고 있다. 이런 제품을 멀리하고 오로지 정품만이 거래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은 전적으로 정부에 달려 있다. 정부는 소비자들이 이런 불량 제품에 접근하지 못하게 세금제도에서 획기적 정책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강제적인 접근 차단 정책에만 의지해서는 발본색원의 한계가 있다.”

정확한 지적이다. 사후에 때려 잡는 것이 아니라 독버섯이 자라지 못하도록 미리 토양을 바꾸는 것이다. 말인 즉 세금이 너무 과하기 때문에 정품 담배가격이 높아지고 담배 제조사도 편승해 가격인상을 주도하니 악순환이다. 점점 비싸지는 정품 담배에서 멀어만가고 터무니없이 저렴한 불법담배를 찾는 소비자를 키우는 꼴이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정부가 담배 세금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선하자는 제안이다.

CICC의 이번 보고서에서도 대정부 건의를 몇가지 담고 있다. 첫째 주문이 “세금 인상 하지말라” 이다. 두번째가 “연방/주정부 법집행력 강화하라”이다. 두번째와 관련해서는 공조 체제, 집행력 제고를 위한 과감한 예산 투입이 이슈가 된다. 그리고 면세 담배의 판매에 세금부과하는 문제를 놓고 원주민 지도자들과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균형적 시각

불법담배를 물리적으로 집중단속하면 정품 담배 매출이 오르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담배라는 물건의 향후 전망은 암담하다. 현재 소비되고 있는 일반 담배라는 제품의 속성이 미래에 설 자리가 점점 좁아져오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OCSA 데이브 브라이언즈 회장은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한다. “담배라는 제품군은 편의점에게나 정부에게나 공히 기울어가는 카테고리다.”

워터루 대학 공공보건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캐나다 흡연율은 지난 1999년부터 지난 2017년에 이르 기까지 연평균 직전 연도 대비 3.2%씩 감소해왔다고 한다. 담배 소비의 자연감소율에 대한 조사다. 참고로 2019년 편의점 채널을 통한 일반 담배 매출은 약 42억 달러였는데 이는 2018년 대비 약 3%가 감소한 수치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런 환경에서 오히려 담배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솟아난다. 다름아닌 일반담배의 대 체물인 ‘베이핑’(vaping)이다. 앞의 NSTC 맥도널 부장 이야기를 다시 들어보자. “아무리 흡연율이 감소하더라도 편의점에서 단일 품목으로서의 담배는 여전히 핵심 아이템이며 매출과 이익 창출의 최대 추동력이다. 다만 시장의 근본적 변화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최근 수년에 걸쳐 새로운 담배들이 출현했고 산업의 진화발전에 따라 베이핑 제품도 담배 품목군에 한자리 차지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편의점은 이들 일반담배와 베이핑 제품을 사회적 책임과 신뢰하에 취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일반 담배의 중요성과 새로운 시장 환경에서 등장한 특별한 담배인 베이핑 제품(*전에는 전자담배E-Cigarette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됐으나 지금은 vaping이라는 표현이 압도적인 사용빈도를 보인다.)에 함께 주목하자는 취지의 말이다.

편의점에서의 베이핑 제품 매출이 치솟는 것은 솔직히 말해 양날의 칼이다. 매출이 오르면 일반 담배가 덜 팔린다는 말이다. 두 품목군의 매출이 상호 반비례한다.  

베이핑으로 시장 이동

2017년에 발표된 ‘Canadian Tobacco, Alcohol and Drugs Survey’ 자료에 의하면 캐나다인의 15%가 베이핑 제품을 경험했거나 경험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경험자의 32%는 금연에 도움을 받기 위함이 목적 이었다. 그런데 의학계에서는 베이핑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갔다. 그래서 그나마 최소한의 정책이라고 들고 나온 것이 으례 그러해왔듯이 편의점 옥좨기였다. 이미 아는 바와 같이 향 가미 베이핑 제품의 편의점 취급 금지정책이 시행 중이다. 그나마 온타리오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준비를 위한 유예기간을 줘 작년 한해는 시간을 벌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전국적으로 마진높은 매력적 인 제품군이 철퇴를 맞고 있다.

앞의 CICC 회장 이야기를 더 들어본다. “연반 보건부와 여타 정부 및 공기관들이 베이핑 제품은 위험이 덜한 일반 담배 소비의 대체물이라고 잘 이해하고 나서는 이런저런 조건을 달아 결국 편의점 판매에 큰 제약을 가했다. 처음에는 향가미 제품을 제외시키더니 그 다음에는 니코틴 함유 정도에 따른 통제가 뒤 따랐다. 이제 이 제약들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대부분의 베이핑 제품을 제공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베이핑 담배 제조사 또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임페리얼 토바코 대외협력총책 에릭 가뇽씨는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베이핑 제품은 이미 수많은 흡연자들의 흡연 성공에 도움을 줘왔음이 명확히 증명됐다. 분명한 사실은 금연하고자 하는 사람이 자신이 담배를 구입해왔던 바로 그 편의점에서 이들 베이핑 제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금연으로 손쉬운 전환이 촉진된다. 그런데 편의점은 오직 기존의 일반 담배만 팔게 하고 베이핑은 거의 팔지 못하게 하는 정책이 추진되는데 공중보건의 관점에서도 이치가 맞지 않는 정책이다. … 복권, 담배 심지어 최근에는 술판매도 허가하는 등 정부가 연령제한 품목들을 편의점에 허용하고 있으면서 금연을 위한 대체물인 베이핑 제품 판매를 통제한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처사다.” 정부를 향한 매서운 질타로 모든 편의점 업주들이 그 의 이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정부 통제일변도 정책 재고해야

연방과 주 정부가 베이핑에 대해 가하고 있는 통제의 실상도 두루 살펴보자. 우선 지난 12월 베이핑 제품의 매력을 덜 돋보이게 하는 작업이 있었다. 이는 청소년의 베이핑 접촉을 차단한다는 보건정책의 일환으로 집중 추진되는 정책인데 니코틴 함량이 최대 20 mg/Ml 까지만 허용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초과하는 것은 판매 불가능해진다. 현재의 한계 허용치는 66 mg/mL이니 큰 폭의 하향조정이 된다.

연방정부는 또, 작년 여름부터 베이핑 광고에 대한 엄정한 통제를 발동했다. 이는 이미 주 정부 차원에서 여러 곳에서 시행되고 있는 중이었는데 연방 차원에서 일괄적인 통제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여건을 조성했다. 온타리오도 마찬가지로 그간 허용했던 나름 관대했던 광고 캠페인을 전면 금지 했다.

가장 최근의 동향을 보자면 뉴펀들랜드가 소매, 도매 모두 베이핑 취급을 위한 허가증을 취득하도록 했다. 이 제도는 타 주에서 이 주에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온타리오는 토론토 시가 제일 먼저 허가제를 도입해 지난해 4월부터 시행했다. (*토론토 시는 최초 신청비 645.53달러, 매년 갱신비 315.17달러를 부과한다.)

이렇게 다양한 제약이 연달아 가해지자 베이핑 제품의 설 자리가 크게 좁아졌다. 마진폭이 대단히 커서 큰 매력을 느꼈던 베이핑 제품이 편의점 업주들에게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일부 업소들은 소재지에 따라 베이핑 제품 취급을 그만 둔 곳도 생기고 있다. 특히 토론토 시 소재 업소들은 큰 비용을 부담하며 허가증을 취득하면서 제품을 판매해야 할 흥미를 잃고 취급을 계속해야할 지 말아야할 지를 놓고 고민하는 업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앞의 임페리얼 가뇽 이사는 연방 차원에서 저지르는 모순을 이렇게 꼬집고 있다. “각종 판촉 수단을 편의 점에서는 모두 금지시켜놓고 있다. 연방 웹사이트에서는  흡연자들에게 베이핑이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 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런 사실을 널리 홍보하며 판매하는 행위는 금지하다니… 납득할 수 없다.” 손님에게 정확한 팩트를 전하지 못한다면 그 물건을 취급하는 것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항변이다.

결국 해결책은 구두상으로 사실을 손님들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방법밖에 없다. 최선의 선택은 그나마 할 수 있는 입 마켓팅(word-of-mouth marketing)이라도 잘 하는 것이다.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추고 손님을 맞이한다. 일반 담배를 끊고 싶어서 베이핑 제품을 구매하려는 손님들은 이런 저런 모순된 정보들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를 불식시키고 제품에 대해 제대로 객관적 사실을 전할 수 있는 것은 업주 혹은 종업원의 몫이다.

미성년자의 베이핑 접근 유혹에 대해 정부가 많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실제로 편의점 업주들이야말로 이를 앞장서 차단하는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복권, 담배, 심지어 맥주와 와인 판매까지 철저히 연령체크를 해온 경력과 노하우는 편의점을 따라올 곳이 없다. 한마디로 미성년자와 관련해 편의점 업계는 이미 지역사회로부터 공신력을 인정받아왔다. 실제로 각종 조사를 통해 법준수 성실도는 데이터로 입증된지 오래다. 이는 정부 스스로가 조사한 결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부도 편의점의 미성년자 접근 봉쇄에서 충실한 조력자임을 잘 알고 있다.

하기사 온갖 정부의 규제, 통제, 단속 등등에 시달리며 헤쳐나온 역사가 편의점만한 곳이 또 있을까. CICC 코싸왈라 회장의 말로 글을 마무리한다. “정부의 베이핑 통제는 미성년자 접근 차단에만 국한해야 할 것이다. 우리도 정부의 이 정책을 충분히 공감하고 지지한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뚜렷한 타겟없이 마구잡이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 금연정책의 보조품이자 저위험군에 속하는 베이핑이라는 제품에 대해 공중보건 차원에서라도 편의점의 역할을 올바로 바라볼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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